나눔방
매번 단기선교를 다녀오며 느끼는 것은 ‘힘들지만 참 좋았다!’입니다.
교회를 다닌 지난 16년간 5번째로 참여한 탄자니아 단기선교는 여러 가지 사정과 상황으로 갈 생각조차 하질 못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에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탄자니아를 품고 기도하고 계획하고 준비하는 가운데, 준비를 하면 할수록 ‘괜히 간다고 했다’는 마음과 함께 두려움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황열병, 콜레라, 말라리아 예방접종을 해야 했고 빠듯한 재정으로 많은 곳을 경유해야 했으며 탄자니아 국내 비행기 시간 변경으로 항공사의 사과는 커녕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도 예상됐습니다. 가장 큰 두려움은 탄자니아 국내 비행기였는데 프로펠라가 돌아가는 소형 비행기로 검색해보니 사고 이력도 있었습니다.
결국 출발을 앞두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때’가 있다는 마음과 그것이 선교이든, 죽음이든, 우리는 그저 순종할 뿐이라는 생각이 드니 담대해졌습니다. 삼남매에게 비밀번호와 집문서 보관 위치, 우리집의 빚의 규모와 재무상태를 알려주고 유언 비스무리하게 ‘믿음생활 잘하고 우애있게 살라’ 일러줬는데 아직 천국으로 부르시는 때는 아니였는지 선교를 잘 마치고 돌아오게 해 주셨습니다.
이번 탄자니아 단기선교의 가장 큰 어려움은 토요일 정오에 교회에 집합해서 화요일 아침, 싱기다 우난카냐 제일교회에 도착하기까지 4일이나 걸린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6시간 시차는 물론이고, 경유하는 공항에서 기약없이 늦어지는 기다림, 4대의 비행기를 바꿔타는 18시간의 비행과 6시간 버스를 달려 월요일 밤이 되어서야 겨우 싱기다 호텔에 도착했고 우리를 마중 나온 김규랑 선교사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캄캄한 밤까지 기다리시고 우리를 만나 소리를 지르며 너무도 기뻐하시는 선교사님의 모습을 떠올리면, 짧은 3박4일의 싱기다 선교를 돕는 가운데 그곳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계신 선교사님의 생활을 보며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을지 홀로 모든 것을 감당하고 계신 선교사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아루샤 공항에서 헤어질 때는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깊은 포옹을 나누었습니다.
탄자니아 싱기다는 생각 이상으로 열악했습니다. TV에서만 봤던 아프리카 현실이 눈 앞에 있었습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집은 있는데 살림은 없고 방이라고 해봐야 흙바닥이 전부이고 아기는 있는데 기저귀는 없어 비닐을 사용하고 학교는 있는데 교과서와 학용품이 일절 없고 애들은 900명인데 교사는 12명이고 사람은 많은데 먹을 것이 없고 땅은 있는데 비가 안와서 농사는 안되고.
선교사님은 그 마을 속, 교회 바로 옆에 함께 사시며 아이들을 먹이고 챙기며 성경을 가르치고 그중 몇 명은 신학교와 상급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계셨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싸늘한 싱기다에, 가져간 겨울옷을 드리고 마을 땅 밟기를 하고 우리 교회의 지원으로 세워진 우난카냐 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준비해간 도구와 상품으로 명랑운동회를 열었는데 엄청나게 밀려드는 수백 명의 아이들과 동네 주민들, 심지어 학교 교감 선생님까지 교회 안에 빼곡히 모여 게임에 참여하며 즐거워하였습니다.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여지더라’(사도행전 11:24)
현지에서 드린 주일 예배 말씀과 싱기다를 떠나며 사역을 마친 안도감에 긴장이 느슨해질 무렵 ‘더욱 조심하길, 사탄이 틈타지 않도록’ 당부하신 목사님 말씀을 팀원들 모두 새기며 안전히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단기선교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우리 부산제일교회의 저력이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실제로 체험하게 해주신 하나님과 모든 성도님들께 참 감사합니다. 더 각출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경비가 성도님들의 헌금으로 채우고도 흘러 넘쳐 선교사님께 넉넉히 전달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후보에도 올리지 않을 열악한 호텔에서의 숙박도 마다 않으시며 귀한 헌금과 경비를 아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우리 팀원들, 마실 물이 없다 하면 생수통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휴지가 없다 하면 주머니와 가방에서 휴지를 찾아내어 놓으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그곳 싱기다에도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나길 소원합니다. 김규랑 선교사님을 돕는 동역자와 사역자가 생기고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이 그 나라, 그 지역에 임하여져서 잘사는 탄자니아, 풍요로운 싱기다가 되길 기도하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셨고 해주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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